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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uipment

summilux-m 50mm f1.4 asph black chrome finish

현행렌즈는 너무 샤프하고 콘트라스트 강하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전혀 관심이 없었고 한정판이나 복각렌즈는 너무 비싸서 아예 안중에도 없었는데, 유독 자꾸 눈길이 가는 렌즈가 하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현행룩스를 1세대 모양으로 복각해서 black chrome으로 발매한 이 분 되시겠다. 얄미울 정도로 현대적인 현행 룩스의 모양새에 비해 1세대의 클래식한(=구닥다리) 외모를 그대로 복각해서 광학계는 asph로, 최단거리 0.7m로 만들어 주었으니 내게는 딱.

 

현행룩스가 이 모양으로 복각된 것은 LHSA special edition이 가장 처음이었는데 black paint와 silver chrome의 두가지였고 그 당시도 구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보이지도 않는데다 가격도 천만원을 훨씬 넘어갔을 것이다. 2016년에 black chrome special edition이라며로 500개 한정판으로 발표되었는데 어떤 이유인지 그 이후 슬그머니 정식 라인업으로 올라왔고, 이제는 500개 한정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간간히 매물이 보이는 상황.

 

작년에 갑자기 made in Portugal의 black chome이 B&H에 올라와서 이게 뭔가 했었는데 구글링해보니 (에어버스의 뭔가 잘못이 발각되어) 미국이 EU에 25%의 보복관세를 때렸고, 그 와중에 관세를 때려맞은 made in Germany의 렌즈의 US price가 확 올라갔다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라이카가 포르투갈에 이 black chrome 렌즈를 포함하는 일부 렌즈군의 생산을 돌리면서 독일산과 포르투갈산의 두가지 제품이 미국에 풀리고 있다고 한다.(가격은 후자가 10% 정도 저렴) 당연히 라이카는 품질에 전혀 차이가 없고 가격차이는 관세의 차이라고 설명을 하지만 렌즈에 made in Portugal이 떡하니 각인되어 있는게, 박스 신품 사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정말 거시기할 것 같다. 나라면 안 삼 ㅋㅋ

 

현행룩스만 해도 50.4 표준렌즈에 그 돈을 쓰는게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던 나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일요일 새벽에 일산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미사용 오픈박스 신품을 받아 들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 15년 넘게 라이카질을 하면서 신품에 가까운 박스를 까보는게 처음인데, 이 경험이 처음이자 결단코 마지막일 듯. 맨날 중고만 쓰다가 사용감 전혀 없는 렌즈를 박스에서 꺼내보니 기분이 다르기는 하더라. 이 맛에 신품 까는건가.

 

동일한 matte black chrome인 M10 Monochrom과의 매칭은 더할 나위 없는 베스트. 화질이고 성능이고 무조건 이쁜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의 관점에 그동안 써봤던 모든 카메라/렌즈 중에서 외모는 단연코 1위. 그걸로 땡. 1세대 룩스와 비교하면 렌즈의 모양새나 후드의 모양와 체결구조, 43mm라는 흔하지 않은 필터사이즈에 슬림필터가 아니면 후드가 체결되지 않는 골치아픈 구조까지 모두 똑같다.  다만 손 안에서 꽤 묵직하게 느껴지는 무게는 상당한 차이로 1세대는 325g인데 반해 이놈은 460g. 후드도 똑같이 생기기는 했지만 신형의 후드가 두께감이 훨씬 있고 무게도 체감될 정도로 더 무거우며 렌즈의 black chome finish에 맞춰 matte한 마감이 되어 있다.

 

실제 사용에서는 최단거리(1m vs. 0.7m)의 차이와 개방에서도 칼같이 날카로운, 무시무시한 샤프니스와 어마무시한 콘트라스트가 체감적으로 느껴지는 차이. 특히 콘트라스트는 라이트룸에서 -50 이상 낮춰줘야 내 눈에 편안해질 정도로 정말 강려크하다. 풍경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인물에는 과한 느낌도 있을 정도. 개방에서도 쨍한 엄청난 샤프니스는 올드렌즈의 개방샷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어 준다. 어찌 보면 캐논L렌즈 같은 맛이랄까, 녹티 0.95가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기도 하고. 이래서 현행렌즈를 쓰는구나 조금 알게 되는 느낌이지만 반면 그래서 올드렌즈의 색수차 가득한 개방의 뿌연 감성이 더 대비되어 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굉장히 무리해서 질렀기는 한데 가능하면 처분하지 않고 버티고 싶다는 첫인상. 오래 가면 좋겠다. 이렇게 길게 써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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