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사진들을 뒤적이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것이 여행 가서 찍은 사진 중에 카메라 두 대를 놓고 찍은 사진. 그 사진을 찍은 카메라도 있을테니 그 여행에 카메라 세 대를 들고 갔었다는 얘기. 첫째 세 살 때니까 여전히 한참 장비질에 빠져 있을 때. M7에 Summarex, 905SWC를 의자에 내려놓고 찍은 사진은 MP에 28cron. 그 비싼 E100VS 넣어놓고 저런 사진들을 여러 장씩 찍어대던 때라니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 중형은 흑백에 레드필터 넣고 풍경 찍으려고 했었고, M바디에는 하나에는 망원, 하나에는 광각 달아놓고 찍겠다고 낙산사를 올라가는데 혼자서 카메라를 세 대나 주렁주렁 메고 올라갔던 날.
그런 열정으로 엄청나게 많이 찍고 다녔으니 지금 와서 돌아볼 사진들이 많은 것은 좋은 점이고. 그런 모습에 한번도 싫은 소리 안하고 참아주셨던 와이프에게 감사. 이제는 필름으로 찍으라고 해도 스캔 할 엄두가 안 나서 못 찍겠다. 다 힘 있고 시간 있을 때 할 수 있었던 일. 당시에는 9000ED로 열심히 스캔했던 원본인데 디지털에 익숙해진 눈에는 뭔가 뿌연 느낌도 드네. 사람 참 간사함.
2008. 6. @ Yangyang, Gangwon-do
MP | Summicron-M 28mm f2.0 ASPH | E100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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